2016. 10. 5. 15:19
좋은글
사랑해요, 라고 니나는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니야, 그렇다면 나를 이렇게 괴롭힐 리가 없어.
사랑해요, 라고 니나는 아무 억양이 없는 목소리로 되풀이했다.
니나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 괴었으나 울지는 않았다.
당신밖에는 아무도 없어요, 라고 니나는 말했다.
내가 누구를 사랑할 수 있다면 그것은 당신이예요.
아니야, 라고 나는 모든 이성을 잃고 완고하게 말했다.
너는 다만 위험을 사랑하는 거야.
모험과 생을 사랑할 뿐이지 나를 사랑하는 것은 아니야.
니나는 나를 바라보았다.
생을 사랑한다고요? 니나는 조용히 말했다.
그러나 당신을 통해서 생을 사랑하는 거예요.
맹목적인 고통과 정열에 찢겨 있던 나는 외쳤다.
그러나 나는 생을 너의 안에서 사랑한다. 다만 너의 안에서만.
너를 사랑함으로써 나는 생을 사랑한다. 그것이 우리들 사이의 차이야,
무서운 차이지.
그러니까 너는 나로부터 떠나가도 좋아...
.....................
너는 충실이 뭔지 몰라.
마치 씨가 과일 속에 담겨 있듯이 나에게는 충실은 사랑 속에 담겨 있다.
그러나 너는 사랑하고는 떠나가고 다시 사랑하고 또 다시 떠나갈 수 있는
인간이야. 나를 통해서, 다른 사람을 통해서, 모든 것을 통해서....
生의 한 가운데서 -LUISE RINSER-
- 번역 田惠麟 -
참 많이도 사랑했던 전혜린...
그녀를 통해서 내가 느꼈던 삶과 사랑과 인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