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1. 17. 10:10
좋은글/사랑하는 詩

나에게는 백치애인이 있다.
그 바보의 됨됨이가 그 얼마나, 나를 슬프게 하는 지를 모르며
내가 얼마나 그를 사랑하는지를 그리워하는지 그는 잘 모른다.
별볼일 없이 우연히 정말이지 저를 만나게 될까봐서
길거리의 한 모통이를 지켜보고 있는 지를 그는 모르며
제 단골다방에서 다방문이 열리 때마다 불길 같은 애수의 눈길을 쏟고 있는지
그는 모른다.
길거리에서 백화점에서 또는 버스속에서 시장에서 행여 어떤곳에서든
그가 나타날수 있으리라는 착각에서 긴장된 얼굴을 하고 사방을 두리번대는
이 안타까움을 그는 모르며
밤이면 밤마다 그에게 줄 편지를 쓰고 또 쓰면서
결코 붙이지 못하는 이 어리석음을 그는 모른다.
그는 아무것도 모른다.
적어도 내게 있어서 그는 아무것도 볼수 없는 장님이며
네 목소리조차 듣지 못하는 귀머거리며
네게 한마디 말도 해오지 않으니 그는 벙어리다.
바보애인아!
너는 그 허허로운 결과를 알고 먼저 네 마음을 돌 처럼 굳혔는가.
그 돌같은 침묵속으로 네 감정을 거두어 두면서 스스로 너는 백치가 되어
사랑을 영원게 한다.
바보애인아!
거듭 부르는 나의 백치애인아.
잠에 빠지고 그 마지막 순간에 너를 부르며
잠에 깬 그 첫여명의 밝음을 비집고 너의 환상을 쫓는 것을 너는 모른다.
정말이지 너는 바보의 백치애인인가?
그래 백치이다.
우리는 바보가 되자.
이 세상에서 제일가는 바보가 되어서 모른척하며 살자.
기억속의 사랑도 되지말며,
잊혀진 사랑도 되지말며,
이렇게 모른척 살아가자
우리가 언제 마주 앉아 차를 마셨나.
길을 걷다가 어깨를 부딪고 살아갈 것인가
바보애인아!!!
아무 상관없는 그런 관계에선 우리에게 결코 이별은 오지 않는다
너는 나의 애인이다.
백치애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