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사랑하는 詩

바다,,,,,백석님

푸른하늘별빛_ 2007. 7. 16. 14:14


바다


바닷가에 왔더니

바다와 같이 당신이 생각만 나는구려

바다와 같이 당신을 사랑하구만 싶구려


구붓하고 모래톱을 오르면

당신이 앞선 것만 같구려

당신이 뒷선 것만 같구려


그리고 지중지중 물가를 거닐면

당신이 이야기를 하는 것만 같구려

당신이 이야기를 끊는 것만 같구려


바닷가는

개지꽃에 개지 아니 나오고

고기비늘에 하이얀 햇볕만 쇠리쇠리하야

어쩐지 쓸쓸만 하구려 섦기만 하구려


^^.

구붓하고 - 몸이 구부정한.
지중지중 - 아주 천천히 걸으면서 생각에 잠기는 모습.
개지꽃 - 나팔꽃
쇠리쇠리하야 - 눈이부셔. 눈이시려

북쪽 남성인 백석시인 사랑했던
남쪽여성인 난이에 대한 시인의 아련한 감정이 묻어나는듯한,,,